BlahBlah
고아가 춤을 추다
아도비
2021. 4. 2. 04:43
728x90
728x90
고아가 춤을 추다
어렸을 적 자의적으로 고아를 택했던 나는
어린 내 인생에 있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해주는 춤이
유일한 삶의 이유이자 목표였다.
흔들흔들, 살랑살랑.
노랫가락에 몸을 맡긴 채 움직이다 보면
지저분하게 엉킨 머릿속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때는 참 순수하게 엉킨 뇌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투성이더라도 좋았었는데.
지금에 와보니 더럽게 어지러진 지금 기억 속 궁전보다
'참 순순했구나.'싶다.
순수했다고 안 고되진 않았다.
하루하루가 고생의 연속이었고
술 취함이 단잠의 약이었다.
머리 노란 집 나온 미성년자 꼬맹이.
그런 꼬마에게 거릴 것 없이 서스름 없게 대하던
나의 눈에 어른들이란
해하려는 자, 지켜주려는 자 둘로 나뉘었다.
참 많이도 당하고 고마운 일도 많아 복이 많다고
자위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일들을 굳이 겪지 않아도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세상에 이유 없는 결과는 없고
뭐든지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어렸을 적 안 좋았던 기억들은
판도라 상자에 넣어 묻어두고 싶다.
삶이 순수하다 생각했던 시절엔
그 앎을 깨닫지 못했고
행복하다 생각한 순간들은 이미 가버렸고
이제 즐겨야 할 지금과 겪어야 할 미래만이 내게 남았다.
지금의 나는 지금을 잘 즐기고 있는 걸까
미래를 마중할 준비를 하는 걸까.
시끄러운 게임 소리 속 생각이 많아져
머리가 맑지 않은 밤이다.
728x90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