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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hBlah

고아가 춤을 추다

by 아도비 2021.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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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가 춤을 추다

어렸을 적 자의적으로 고아를 택했던 나는

어린 내 인생에 있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해주는 춤이

유일한 삶의 이유이자 목표였다.

흔들흔들, 살랑살랑.

노랫가락에 몸을 맡긴 채 움직이다 보면

지저분하게 엉킨 머릿속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때는 참 순수하게 엉킨 뇌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투성이더라도 좋았었는데.

지금에 와보니 더럽게 어지러진 지금 기억 속 궁전보다

'참 순순했구나.'싶다.

순수했다고 안 고되진 않았다.

하루하루가 고생의 연속이었고

술 취함이 단잠의 약이었다.

머리 노란 집 나온 미성년자 꼬맹이.

그런 꼬마에게 거릴 것 없이 서스름 없게 대하던

나의 눈에 어른들이란

해하려는 자, 지켜주려는 자 둘로 나뉘었다.

참 많이도 당하고 고마운 일도 많아 복이 많다고

자위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일들을 굳이 겪지 않아도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세상에 이유 없는 결과는 없고

뭐든지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어렸을 적 안 좋았던 기억들은

판도라 상자에 넣어 묻어두고 싶다.

삶이 순수하다 생각했던 시절엔

그 앎을 깨닫지 못했고

행복하다 생각한 순간들은 이미 가버렸고

이제 즐겨야 할 지금과 겪어야 할 미래만이 내게 남았다.

지금의 나는 지금을 잘 즐기고 있는 걸까

미래를 마중할 준비를 하는 걸까.

시끄러운 게임 소리 속 생각이 많아져

머리가 맑지 않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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