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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hBlah

조현병과 가출

by 아도비 2021.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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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과 가출

 

 

 

오랜만에 실화탐사대를 보러 웨이브를 들어갔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며

젊은 층 여성들에게만 휴대전화를 빌리는

의문의 남성이 나왔고

그는 조현병 환자였다.

조현병 환자인 그에게

전화를 빌릴 수 있냐며 문자 한 통을 보내는

그 까닭에는 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저 외로움이었다.

어렸을 적 여러 외국생활을 하며

심적으로 많이 괴로웠던 그는

결국 조현병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외로움도 느끼게 됐다.

 

 

 

 

고1짜리 딸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가출을 했다.

별 것 없는 저녁이었고

별 다를 게 없는 하루였지만

자고 일어나니 아이는 없어졌고

한 달, 두 달이 지나서도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부모가 흔적의 꼬리를 물고 물어

아이를 찾던 중

아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아이는 부모와의 만남을 거부하였고

아이는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한다.

 

이 아이도 외로움이었다.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람들만이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며

친구들도 믿지 못하겠고

가족들은 위로받는 온라인 사람들을

멀리하라 하고.

 

 

 

 

 

이게 무슨 아이러니지.

코로나가 지나가지도 않은

이 세상에는 벌써 그 후폭풍이 있었던 걸까.

 

가출 청소년과 성매매는

예전부터 항시 논란이 되었던 주제였지만

SNS와 더불어 청소년들로 하여금

더욱 가벼이 여겨지는 주제가 돼버렸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하지만 너희들은 직업을 구할 때가 아니라

학생의 신분으로 공부라는 것을 할 때이다.

그 공부가 언어와 수리영역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보살핌 안에서

알을 깨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키워야 할 때인데

그 준비가 되기 도전에 첫 세상이 성매매라니.

 

세상은 밝고 어둡다.

계속 밝지만도 계속 어둡지만도 않다.

 

내 경험상 마음이 다치면 고치기가 어렵다.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료하는 방법과 절차를 이미 알고 있고

나아지는 것을 스스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상처는 확인할 수가 없다.

 

부모와의 만남을 거부한 그 아이는

아마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내가 필요할 땐 나를 찾지도 않던 세상이

왜 이미 버려지고 찢겨진 나한테 관심을 두는지

아마 어이도 없고

도와달라고 하고 싶은 감정도

많이 차가워졌을 거라 생각된다.

 

부모도 아이에게 상처를 많이 받지만

아이도 부모 마음을 찢어지게 하고 이해 못한다지만

아이도 같다.

부모에게 받는 상처가 타인에게 받는 상처보다

아프고 낫는 것이 무디고 후유증이 크다.

 

상처를 꺼내어 생각해야 할 시기와

상처를 덮어두고 이해해야 할 시기가 겹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나를 두고

그저 나만이 빗겨가는 시간이

제발 빨리 흘러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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