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안경을 쓰고 담배는 꺼내 문다.
연애가 하고싶다라.
어차피 헤어질 걸 왜 사랑해야 하지.
왜 힘들어하고 굳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살지 않았어
이럴 줄 몰랐으니까
아직까지 힘들겠지.
헤어진 건 잘한 거야.
난 니가 보고 싶지 않아.
생각은 나.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줬으면 하는데
7년이라는 시간이 길긴 길다, 그치.
너도 그래서 그 여자애 못 놓는 거잖아.
니가 그 여자애를 사랑해?
아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냥 버림받기가 싫으니까
내가 널 버렸으니까
넌 나를 대체할 무언가가 필요해서.
그 대체용으로 그 여자애를 택할 수밖에 없지.
둘 다 사랑?
너 지금은 날 안 사랑할지 몰라도
나만큼 사랑할 여자는 이제 없을걸.
나는 안 그럴지라도 넌 그럴 거란 걸 둘 다 알지.
우린 이별이 아니잖아.
언젠가 니가 땅을 치고 미친 듯이 울면서 후회하게 될 때
그때 내가 어떤 표정을 지어줄게.
내가 보란 듯이 잘 살아야 너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너가 배 아파하고 너에게 복수하는 게 되는데
나는 만신창이가 됐어.
굳이 너 때문이라고는 안 할게.
너도 한몫한 건 맞지만 너가 전부는 아니니까.
내가 널 사랑한 건 맞지만
책임감이 더 컸었어.
너도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의식 중에 느끼기도 했겠지 너도.
내가 너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부담을 느낀다는 걸.
아니면 좀 더 니가 성숙해지면 깨달을까.
니가 내 인생에서 정말 사랑했던 남자는 아니야.
그냥 니가 내가 좋댔고.
기회를 달랬고.
기회를 줬고.
그 상태로 세월은 흘렀고
그 세월에 대한 책임과 의리를 난 지킨 거고
넌 지키지 못한 거지.
넌 절대 행복할 수가 없을 거야.
넌 절대 누군가를 지킬 수도 없을 거야.
넌 웃어도 속은 울고 있을 거야.
웃는 척하는 거라 스스로도 생각될 거야.
평생 잊히지 않는 사람이 될 거야 너한텐.
지금 당장은 안 그렇다면
언젠간 그럴 날이 올 거야.
니가 미친 듯이 후회하고 미친듯이 울고불고 소리쳐도
그땐 이미 늦은 거야.
이미 때는 벌써 늦었지만
그냥 안타깝다.
내가 키우던 강아지가 집 나가서 개고생 하다가
개차반이 돼서 집에 들어와 잘못했다고 하는 거.
한 때 너를 키웠던 주인으로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