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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둘이서

제주도 도민한테 놀러가기 둘째날

by 아도비 2016.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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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도민한테 놀러가기 둘째날



둘째날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전날 못한 관광을 좀 더 해보기로 했다. 시그널을 보면서 알딸딸함과 씻고나온후의 개운함과 에어컨의 시원함을 느끼며 꿀잠을 자고 일어난 제주도의 아침은 눈을 뜨자마자 서로를 마주보며 "우리 지금 제주도에 있어!!"라고 바쁘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오전인데 날이 흐려서인지 햇빛이 없었다는 걸 포스팅하면서 알았다. 정작 사진 찍을 땐 하루종일 제주도에 있을 수 있다는 기쁨에 몰랐나보다. 그것도 그럴게 우리부부는 제주도에 대한 환상이 컸다. 제주도 도민이 된 지인을 따라서 우리도 제주도 도민이 될까 고민을 작년부터 했었는데 일때문에 여의치가 않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나름 제주도 거주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제주도 도민인 오빠가 알려준대로 전복뚝배기를 먹어보기로 하고 한가지만 먹기엔 아쉬우니 양이 적다는 삼치말고 고등어구이를 시켰다. 추석때라 그런지 중국 여행객들이 단체로 입구쪽에 우루루 앉아있었다. 덕분에 오빠가 다리 저려하는 좌식으로 앉았다. 배고프다라고 계속 혼잣말을 하며 빨리 나오기를 기다렸었다.







여기 오기까지 한시간정도가 걸렸는데 오는 동안 검색을 해봤지만 진주식당에 대한 평이 그닥 좋진않았다. 다들 입맛에 안맞았다는 식의 늬앙스라서 딴데를 가볼까하다가 제주도에 왔으니 전복뚝배기는 먹어봐야지라는 분위기인 것 같아서 그냥 왔다. 현지인인 오빠가 전복뚝배기가 해물안좋아하는 자기가 먹어도 맛있었다고 칭찬하기도 했었고.







기본 반찬이랑 돔베고기가 나왔다. 진주식당은 모든 메뉴에 기본으로 돔베고기가 나온다고 했다. 평소 생선을 정말 좋아하고(생선 굽는 냄새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 젓갈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역시 바닷가의 젓갈은 비렸다. 이 젓갈때문에 여길 오는 분들도 계시다던데 내 입맛에는 영... 아니였다. 돔베고기도 별로... 오빠는 맛있는데?라고 잘 먹었지만 젓갈 안찍고 그냥 먹으니 먹을만 했었다.







완전 우리입맛인 조기젓갈. 이것도 젓갈이라고 하던데 많이 짰다. 나중에 고등어구이가 나왔을 때 좀 싱거워서 여기다가 찍어먹으니 고등어가 밥도둑이 됐다. 하나는 발라먹었는데 하나는 먹을 살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조기젓갈 완전 강추! 정말 입에 침이 돈다.







드디어 전복뚝배기가 나왔고, 신기했던 게 들어있던 새우를 먹으려했는데 생김새는 비슷한데 딱딱했다. 제주도에서는 이런 새우가 많다고 듣긴했는데 실제로 보긴 처음이다. 뭔가... 같은 나라 다른 민족, 이런 느낌이였다. 뚝배기야 서울에서도 먹던 거지만 이런 새우는 처음 봤으니 서울에서도 파는지는 모르겠다. 새우때문에 뚝배기 얘기를 못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나는 이런 깔끔한 국물맛이 너무 좋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고 깔끔한 뒷맛과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 진짜 맛있었다. 전복도 작지만 네개나 들어가 있어서 오빠랑 사이좋게 두개씩 나눠먹었다. 몸보신에 도움이 되기를...







고등어ㅠㅠ 엄청 크다. 근데 반정도를 싱겁게 먹다가 나중에서야 저기젓갈에 찍어먹어서 아쉬웠지만 너무 배불러서 다 먹지도 못했다. 생선킬러지만 뚝배기 그릇이 좀 더 커서 국물을 많이 먹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고등어구이를 시키면 공기밥은 하나 따로 시켜야한다. 칫







정겨운 풍경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놨다. 어렸을 때 보면 맥스웰 커피자판기. 요새는 모양이 많이 변한 커피자판기가 있고 이런 자판기는 없다. 뽑아 먹을까하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패쓰했다. 반가운 맥스웰 안녕.







배를 채웠으니 첫번째 목표였던 천지연폭포에 갔다. 진주식당에서 엄청 가깝다. 가서 입구부터 웬걸 오리구경 열심히 했다. 애들이 단체로 온천왔는지 목욕을 하고 있었고 그걸 구경하는데 옆이 이상해서 봤더니 흰오리가 앉아있었다. 어디 다쳤나 싶었는데 가는 길에 없는 걸 보니 일광욕이였나보다.



































오리가 목욕하는 강에 잉어가 진짜 많았다. 검은잉어 주황잉어 황금잉어. 물고기들이 먹을게 많은지 엄청 컸다. 특히 황금잉어는 빤짝빤짝해서 진짜 황금잉어같았다.
잉어/오리 먹이가 품절된 게 아쉬웠다.











하르방이 할아버지라는 것을 오빠에게 알려주자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제주도 사투리는 ~언? 이런식이라고 한다. 밥 먹었니가 아니라 밥 먹언? 이런식. 제주도 도민이 된지 얼마 안되었을 뚜벅이시절, 버스정류장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내 지인에게 "일로 가는 게 맞안?"이라고 말해서 '처음 봤는데 왜 반말을 하지'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고 말해줬다. 괜찮은 사투리잔?







천지연 폭포는 어렸을 적 가봤던 기억이 있어서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어른이 되고서 가보니 어렸을 때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였다. 한눈에 담기도 어려운 나무와 풀들, 건강해 보이는 여러 새들(심지어 비둘기도 닭둘기가 아니라 건강해보였다.), 자연 그 자체의 어루러짐이 너무 아름다운게 눈에 보였다. 제주도는 정말 자연스러움이 당연한 게 매력인 것 같다.







자연스러움이 당연한 게 매력인 제주도는 역시, 사람들이 붐비는 상점가에서도 당당하고 정말 자연스러운 닭이 있었다. 닭도 나보다 건강해 보였다. 사람을 경계는 하되 무서워는 안하는 것 같았다. 그냥 돌아댕기는 게 누가 보면 관광객인 줄 알수도 있겠다싶어서 엄청 웃었었다.























천지연 폭포에 대한 기억은 똑같았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시원해지는 어렸을 적 기억과 똑같았다. 자연이 만들어낸 사람을 위한 힐링기계가 아닐까 싶었다. 보고만 있어도 시원해지는 기계를 만드는 자연은 정말 대단하다.











그 다음은 차타고 정상까지 갈 수 있다는 군산오름을 갔다. 차타고 한시간정도 걸린다. 여기는 추천하지 않겠다. 올라가는 길이 짧은 것도 아닌데다가 너무 험하고 길이 좁고 풀들이 차의 뺨을 많이 때린다. 어차피 렌트지만 왠지 렌트회사에 미안해지는 기분과 중간쯤 갔을 땐 내가 운전했으면 여기서 죽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ㅠㅠ 고소공포증도 없는데 너무 무서웠다. 운전 초보자들은 가지말아야한다.







경치는 좋았다. 360도 하늘이다. 뒷쪽에 계단이 있어서 더 올라가서 보면 경치가 더 좋았겠지만 어제 무리했는지 다리가 아픈관계로 패쓰. 경치는 좋았지만 너무 피곤해서 숙소에 가서 쉬고 싶었다.







숙소에서 푹쉬고 저녁8시쯤 도민의 부름에 부흥하여 소라를 얻어먹으러 갔다. 갓 잡은 소라는 정말 생각보다 맛있었고 우리가 먹은 게 제주도 뿔소라인데 껍질이 너무 이뻤다. 말그대로 뿔 달린 소라다. 소라 까서 먹기가 정말 힘들었다. 네명이서 소라를 껍데기에서 꺼내고 똥빼고 내장빼고. 고생하고 먹은 소라는 수제초장맛도 좋았지만 진짜 맛있었다. 제주도 도민 언니의 말로는 소라내장은 독소가 있어서 잘못먹으면 혼절할 수도 있다라는 거였다. 열심히 내장 같아보이는 걸 분리해서 먹었다...











제주도에서는 삼겹살이 이마트에서만 판다고 저번포스팅에서 말했었는데 이 날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 돼지고기보다 호주산 소고기가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왠지는 모르지만 진짜인지 아닌지는 현지인들만 알겠지...







둘째날은 적응도 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전날보다 더더 좋았다. 전날의 오겹살은 좋지만 낯설다였는데 둘째날은 그냥 너무너무 좋다였다. 밤 열한시가 넘었는데도 더 있고싶었다. 정말... 좋았다. 서울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제주도에 와서 살아도 이런 삶이라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효리씨는 제주도에 사는걸까.







전날 먹다남은 맥주두캔을 가지고와서 죄다 남겼다. 술꾼들이 알면 왜 땄냐고 한마디 듣겠다싶었다. 그래도 몇모금은 마셨으니 알딸딸. 알딸딸이 제일 좋다. 바닷가앞에서 밤새도록 그 자리에 있으래도 흔쾌히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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