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사랑받는 인연
"오빠는 동생한테 상처 준 그 새끼랑 연락하고 지내고 싶냐. 아예 밥도 사주고 술도 마시지."
"세상에 바람핀 새끼가 한둘이냐. 그냥 전화 한번 했어."
서로가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인연은 얼마나 절대적인 운명일까.
무한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짝대기속에서 몇 프로의 인연들이 서로 사랑을 할까.
이 사람이 저 사람을 사랑하는데 가령 70%라 하면 저 사람은 이 사람을 사랑하는 퍼센트는 얼마일까.
애초에 사랑에 퍼센트가 존재할까.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은 똑같이 행복할까.
우리는 누가 누굴 더 사랑하네, 누가 누구에게 더 잘해주네라는 말을 한다.
사랑을 저울질할 수 있다면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결과지를 한 번쯤 보고 싶다.
이 사람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고 그 사람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길래
이 두 사람의 결과는 이렇게 되었을까.
세상일은 참 재밌다. 아니 사람일이려나.
한 치 앞도 모르고 미래를 예측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세상은 참 재미나게 돌아간다.
나에게 불쾌한 일은 남에게는 가쉽으로
나의 상처가 남에게는 그저 안타까운 일이 되며
내가 놀라워하는 일이 남에게는 죽을 만큼 힘든 일이 된다.
하루 종일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 속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그 이야기 또한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인데.
요즘 이혼을 앞두고 있는 연예인 부부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고 놀라움 거리며 가쉽일 뿐이다.
내가 사람이라 상처를 받듯 그 들도 사람이며 상처를 받을 텐데
부부의 싸움은 결국 그들만이 해결할 수 있으며 진실은 그들만이 알고 있는 것인데
누가 옳고 그름을 왜 타인들이 시시비비하는 것일까.
내가 잘못되었다 한들 선택은 결국 당사자들이 하는 것인데.
그저 한때는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는 게 안타깝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키우는 것이
이쯤 되니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기적에 가까운 일이지만 소모적인 것 일 수도.
나는 사랑이라는 것이 의리로 변하기 전 모두 닳아버려 사라졌을 수도.
죽음이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과연 그것은 사랑일까.
내가 했던 것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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