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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가 춤을 추다 고아가 춤을 추다 ​ ​ ​ 어렸을 적 자의적으로 고아를 택했던 나는 어린 내 인생에 있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해주는 춤이 유일한 삶의 이유이자 목표였다. 흔들흔들, 살랑살랑. 노랫가락에 몸을 맡긴 채 움직이다 보면 지저분하게 엉킨 머릿속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때는 참 순수하게 엉킨 뇌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투성이더라도 좋았었는데. 지금에 와보니 더럽게 어지러진 지금 기억 속 궁전보다 '참 순순했구나.'싶다. ​ ​ 순수했다고 안 고되진 않았다. 하루하루가 고생의 연속이었고 술 취함이 단잠의 약이었다. 머리 노란 집 나온 미성년자 꼬맹이. 그런 꼬마에게 거릴 것 없이 서스름 없게 대하던 나의 눈에 어른들이란 해하려는 자, 지켜주려는 자 둘로 나뉘었다. 참 많이도 당하고 고마운 일도 많아 복이 .. 2021. 4. 2.
물속 물속 아침이 되어도 빛이 들어오지 않는 캄캄함 속에 눈을 떠 하얀 텀블러에 물을 담아 마셔본다. 한 모금을 마신 것 같은데 한 잔이 비워진 텅 빈 곳을 보며 물도 이 마음도 채울 길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한 길 물속은 알아도 열길 물속은 모른다는 것이 물을 넣어 한 길을 채워도 역시나 열 길이라는 것일까 마신 듯 바로 사라지는 한길 물속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누군가가 그랬었지. 평생 캄캄한 곳에서 혼자 처박혀 있으라. 지은 죄도 없는 내가 그리 하기를 자처하였건만. 신이라는 것이 운명의 장난을 하는지 이 캄캄함 속에 진지함이 어느새 들어왔다. 그동안 패였던 우물의 목마름을 채울 순 없겠지만 우물이 존재하는 그 땅에는 비가 내리라 믿는다. 나는 오늘도 목마름을 허기짐으로 착각하며 물 한 모금 대신 담배.. 2021. 3. 29.
부탁합니다 부탁합니다 부탁합니다, 간곡히.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제발 부탁합니다. 내가 애정하는 모든 이들이 슬프지 않도록. 2021. 3. 27.
The Present The Present 각자가 생각하는 다른, 선물의 의미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고 너가 받고 싶은 것을 주며 내가 받고 싶은 것도 주고 너가 주고 싶은 것을 받고 내가 원한 것은 도망이 아닌 도움이었고 그것은 내게 선물이 될 수 있었다. 입장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지만 이럴 땐 내게 선물이 되는 사람이 더 가까운 법 가깝다 생각했을 때가 더 선물이 아니게 되는 법 ​ ​ 조그만한 상처상자를 주는 것은 마음이지만 내가 받음으로써 생채기가 생기는 것은 마음이지 않다. 그녀는 내게 왜 남들보다 못한 그 상자를 주었을까. 그것이 미안함이 되어 점점 커지는 상자가 내게 있는 것일까 내가 뻗은 손을 잡아줌이 내겐 무엇보다도 큰 선물이었을텐데 이미 받은 상자를 품에 담고 참 씁쓸하다 생각을 해본다. ​ 2021. 3. 23.
선물 선물 오늘 밤 하늘에 떠 있는 손톱달 하나가 너무 예뻐서 잠시 멍하게 쳐다만 보다 문뜩 당신도 저 달을 보고있을지가 궁금하다. 물가를 가로질러 당신에게 가면 주머니속 내 손안에 담긴 손톱달을 받아주나.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만 들릴 뿐 당신에게 향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2021. 3. 23.
늦은 빨래 늦은 빨래 나는 그대를 위해 세탁을 하겠소. 넓디 넓은 바닷물에 뿌려도보고 시간을 거슬러 돌아도 가보고 나는 그대를 위해 세탁을 하겠소. 뚜껑을 열고 더러움을 담아 세재를 넣고 다우니까지는 바라지도 않겠소. 그대를 위해 내가 대신 세탁을 해주겠소. 이따금씩 돌아오는 현실이 물에 씻겨져 내려갈 수만 있다면 더한 것도 할 것 같소. 2021. 3. 21.
미운 정 미운 정 혐오하고 아웅다웅 죽네 못사네하며 2년이란 시간을. 이제는 덜 미운 걸 보니 미운 정이란 게 들었나 보다. 이제는 좀 살아도 되는 걸까. 나만의 지구를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은걸까.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잖아. 너의 한 순간 잘못된 선택 때문에.’ ‘그래도 나 나름대로는 굉장히 신중했던 건데.’ ‘신중은 개뿔. 이제 더 이상은 널 신뢰할 수 없어.’ 그래. 난 아직도 너를 용서할 수 없고 지금의 너 또한 감당할 자신이 없다. 2021. 3. 20.
담배 한 개비 담배 한 개비 드뷔시 달빛이 귀에 들려오고 눈을 떠 주변을 돌아보며 현실감을 되찾는다. 으아. 밤새 움직이지 않은 몸에 기지개를 켜며 조금이나마 뻐근함도 털어본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이제서야 시야에 들어오는 전날의 흔적들. 하나 둘 몸을 굽혀 바구니에 주워 담기 시작하며 세탁기 속에도 하나 둘 주워 담은 것을 주워 담는다. 세재를 넣음으로써 우렁차게 시작을 알리고 나는 그 소리를 베개 삼아 늦은잠을 다시 청해보고 어느덧 꿈속에 빠진 나는 어금니가 흔들거림을 느끼고 이윽고 오른쪽 어금니는 빠져버렸다. 참 정들었는데. 내 어금니는 그렇게 내 곁을 떠났다. 참 정들었었는데. 다소 경쾌한 멜로디가 빨래의 끝남을 알리고 꿈은 안중에도 없단 듯이 빨래를 널으러 몸을 움직인다.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정말 내.. 2021. 3. 20.
먹히고 삼키고 먹히고 삼키고 나는 아직 그대에게 빚이 있다. 더 일찍 용서하지 못한 죄 남보다 그대에게 엄했던 죄 아무도 없을 그대의 곁에서 묵묵히 서있어주지 못한 죄 증오와 어느 정도의 이해를 지나 이제는 빚만 남아버린 그대와 나 사이 단숨에 삼켜 먹어버릴 수만 있다면 이정도 빚 따위, 죄책감은 느끼지 않아도 될 텐데. 이제와 소용고 없는 이유없을 녹색의 감정은 나를 집어삼키려 했던 너에게서 유일하게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먹히기 전 내가 그대를 삼키는 것 뿐. 삼키지 않아도 되었을 그 빚까지 통째로 내가 그대를 삼켜버리려 한다. 2021. 3. 17.
사람은 간사해 사람은 간사해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해. 우울하고 싶지 않아서 약을 먹는 데도 우울하고 싶은 것처럼. 내가 아픈 것을 걱정하는 게 싫으면서도 조금은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누구를 향한 감정인지도 모를 만큼 나 자신도 나를 모르는데도 마음이 가는 데로 하는 간사한 마음. 마음이 시키는 것이 정답일까, 이성이 시키는 것이 정답일까. 나는 고요하지만 폭주하는 기관차 같다. 미친 듯이 석탄을 퍼부으며 목적지 없이 달리는 기차. 목적도 의미도 어디로 가는지도 아예 의미가 없는 한 줄. ​ 하고 싶은 걸 할 수가 없다. 그저 마음만 깨 부서지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내 마음을 때리는 것뿐인가. 오늘 밤이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해가 뜨지 않아서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이 무슨 .. 2021. 3. 15.
현실 속 가상 현실 현실 속 가상 현실 ​ ​ 오랜만에 노트북을 켰는데 업데이트를 하더라. 지구는 내 중심으로 움직이는 거랬나. 나는 가만히 있어도 밖에서 차는 움직이고 휴대폰은 혼자서 알림을 울리고 오늘은 벌써 금요일이다. 하루는 친구 생일파티로 늦게까지 즐겁게 웃고 떠들며 술을 엄청나게 마셨다.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침대 속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누워만 있었다. 하루는 강남을 갔다가 친구가 전화와 담배를 하나 피고 집으로 갔다. 하루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고 술도 먹고 노래주점에서 미친 듯이 웃고 춤추고 놀았다. ​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다. 내가 축이 되어 세상이 돌아가고 세상은 업데이트되고 변화되지만 나는 그저 축인 것 같다. 술을 엄청나게 먹은 다음 날도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새벽 .. 2021. 3. 15.
인간의 미션​ 인간의 미션 ​ ​ 인간은 왜 태어나고 왜 죽을까. 그래, 태어나는 것은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이니 굳이 죽을 필요까진 없지 않을까. 우주의 이치는 순환이라는 것을 믿은 아인슈타인은 본인의 죽음을 잘 받아들였을까. 질량은 동일하나 내용물은 어떠한 형태로든 질을 채운다는 것은 너무 커다란 이기심 아닐까. 누군가가 보기엔 질량이 동일하니 안에서 순환이 되던 미개한 존재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이기심. 자연의 섭리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질량을 보존하기 위해 그저 존재하면 안되는 걸까. 무언가 큰 뜻이 있을 수 있지만 미개한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이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법일 것이다. 이성이 존재치 않는 인간을 규제하려 만든 법일까. 이성이 존재하는 인간을 .. 2021. 3. 15.
무제 무제 ​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아무것도 재밌지 않고 아무것도 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때. 빨래도 해야 하고 침대시트도 정리해야 하고 쓰레기도 치워야 하고 옷도 정리해야 하지만 머리가 시키는 대로 하기엔 마음이 너무 무거운 날이 있다. 캄캄한 방에 혼자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며 나는 자유롭다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지만 정작 네모난 방 안에 가둬놓는 건 나인 것 같다. 네모난 정사각형만큼의 자유에 가둬놓아 즐기는 자유. ​ 스타필드에 가서 오랜만에 눈요기를 하며 마음에 드는 물건도 구입했다. 타타면인가하는 땅콩소스가 들어간 라면도 먹었다. 눈앞이 화려해지는 것은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때뿐인 걸 보니 일시적인 도피였나 보다. 눈앞이 아니라 나를 화려하게 해야 기분이 더 좋아질까. 기분.. 2021. 3. 15.
딴따라 블루스 딴따라 블루스 ​ ​ 가볍게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자려고 누웠다가 왠지 개운치가 않아 다시 옷을 갈아입고 운동하러 나섰다. 여전히 개운치가 않다. 생각보다 약기운이 있었다. 한 바퀴도 채 못 돌고 back해야 했다. ​ 계획은 없다 그런 건 내게 묻지마 오늘이 마지막날일지도 모른다 살고 싶은 대로 산다 ​ "너무 잘하려하지마. 성공하려고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를 알차게 보내다 보면 그게 미래를 준비하는 거야. 너를 너무 압박하지마." ​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거라 생각하면서 미래를 다시 계획하다니 내가 우스웠다.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게 없는데 나 혼자 시나리오를 쓰면 뭐하나.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그리고 천천히. 이왕 시나리오를 쓸 거면 픽션이 아닌 논픽션을 쓰되 .. 2021. 3. 15.
하루의 마지막 산책 하루의 마지막 산책 ​ ​ 어제에 나의 마지막 산책은 병원을 다녀오는 것. 오늘에 나의 마지막 산책은 가족과 함께. 나에게 가족이란 멀고도 가까운 존재. 서로를 가장 잘 알면서도 제일 모를 수밖에 없는 관계. ​ 며칠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고 오늘은 잠시 나를 놔주었었다. 그래, 어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 달이 비추는 공원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하늘에도 달이 하나 호수에도 달이 하나. 그 달빛을 받은 나무들은 은은하게 녹색빛을 내고 있었고 바람은 시원하게 내 머리칼을 흩날렸으며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시원함을 더해주었다. 하늘은 하얗고 파랬으며 하얀 것에 살짝 비치는 달은 하염없이 쳐다보고 싶은 비주얼이었다. ​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넓은 광경을 보고 있자니 나의 고민을 호수에 던져보고 싶고.. 2021. 3. 15.
불투명한 미래​ 불투명한 미래 ​ ​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정해진 미래가 주어지지 않는다. 머리로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내 자율신경계는 모르고 있나 보다. 되게 오래간만에 일이라는 것이 거부감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두렵고 사람은 언제까지 일이라는 것을 해야 할까 두려워졌다. 낯선 환경과 고된 하루를 얼마나 더 보내야 끝이 날까. ​ 나도 미래가 구체적이지 않고 정확하지 않으며 나의 주변 사람들도, 내 옆집 사람들도 본인들의 미래를 알고 있지 않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골똘히 생각하지 않는 부분. 나는 무엇이 불안해서 미래를 불안해하는 걸까. 나의 휴식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걸까. 언젠가 내 선택을 잘했다며 나 스스로 만족해할 날이 올까. .. 2021. 3. 15.
살아가면서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 살아가면서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 ​ ​ 삶이란 선택의 순간들이 연속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 인내해야 할까, 포기해야 할까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 우리는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질 때 고민을 하게 된다. a와 b에 대해. 내가 지금 힘든 것이 참을 수 있는 힘듦인지 벗어나야 할 힘듦인지 잘 모르겠다. ​ "어떤 일을 해도 다 힘들고 관두어야 할 이유가 생기기 마련이야" 맞는 말이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고 내 입맛에 맞는 일도 없다. 어딜 가나 '이 구역 미친년은 나야'는 있고 엄청 스트레스받는 일은 꼭 있다. ​ "그 조건에 그 정도로 힘들면 빨리 다른 길을 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나를 배불리기 위해 하는 일에 내가 힘들어지는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아니다 싶으면 .. 2021. 3. 15.
사랑하고 사랑받는 인연 ​ 사랑하고 사랑받는 인연 ​ ​ "오빠는 동생한테 상처 준 그 새끼랑 연락하고 지내고 싶냐. 아예 밥도 사주고 술도 마시지." "세상에 바람핀 새끼가 한둘이냐. 그냥 전화 한번 했어." ​ 서로가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인연은 얼마나 절대적인 운명일까. 무한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짝대기속에서 몇 프로의 인연들이 서로 사랑을 할까. 이 사람이 저 사람을 사랑하는데 가령 70%라 하면 저 사람은 이 사람을 사랑하는 퍼센트는 얼마일까. 애초에 사랑에 퍼센트가 존재할까.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은 똑같이 행복할까. 우리는 누가 누굴 더 사랑하네, 누가 누구에게 더 잘해주네라는 말을 한다. 사랑을 저울질할 수 있다면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결과지를 한 번쯤 보고 싶다. 이 사람은 그 사람을 얼마나 사.. 2021. 3. 15.
어른의 삶 어른의 삶 ​ ​ 내가 열일곱 살 때 상상하던 내 십 년 후 모습은 지금의 삶과는 달랐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능력 있는 멋있는 커리어우먼이 되고싶었던 나는 마냥 멀게만 느껴지던 십 년 후에 내 모습은 그저 엄청 멋있는 완벽한 어른 일 거라 생각했었다. ​ 생각보다 10년은 금방 흘러갔고 어릴 적 내 상상을 잊어버리고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성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여유로운 생활과 넓은 집에서 어른의 삶을 살 거라 생각했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나이만 먹은 것 같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지만 세상살이는 녹록지 않았고 어른이라는 것은 그냥 어린아이 입장에서 만들어낸 동화에 불과한 것 같다. 어린아이 입장에서 어른은 멋있고 완벽하고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다 큰 사람. 어른이 된 나의 현실은 권리가 .. 2021. 3. 15.
공황장애 ; 조금 더 진화된 인간 공황장애 ; 조금 더 진화된 인간 ​ ​ 나는 공황장애 환자다. 작년 처음으로 증상이 생겼고 벌써 1년 4개월째 진행형이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3초 후 질식해 죽을 것 같은 상태를 한 달간 겪은 후 병원을 찾았다. 소개로 찾은 병원은 2주 뒤에 나 예약이 가능했고 지옥 같은 2주를 보냈다. 처음에 난 공황장애란 연예인병이라 생각했다. 흔히 연애인병이라 일컫는 뜻과는 달랐지만 유명 연예인들의 공황장애 소식을 접했었고 공황장애와 아무런 연관이 없던 나에게는 그저 '연예인들은 공황장애에 걸리는구나' 정도였다. 몰랐지만 내 주변에도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았고 말로만 듣던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등을 내가 처방받아서 복용했었다. 처음엔 낯선 내 모습과 약들, 병원 프로그램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남..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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