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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hBlah50

무제 무제 ​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아무것도 재밌지 않고 아무것도 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때. 빨래도 해야 하고 침대시트도 정리해야 하고 쓰레기도 치워야 하고 옷도 정리해야 하지만 머리가 시키는 대로 하기엔 마음이 너무 무거운 날이 있다. 캄캄한 방에 혼자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며 나는 자유롭다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지만 정작 네모난 방 안에 가둬놓는 건 나인 것 같다. 네모난 정사각형만큼의 자유에 가둬놓아 즐기는 자유. ​ 스타필드에 가서 오랜만에 눈요기를 하며 마음에 드는 물건도 구입했다. 타타면인가하는 땅콩소스가 들어간 라면도 먹었다. 눈앞이 화려해지는 것은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때뿐인 걸 보니 일시적인 도피였나 보다. 눈앞이 아니라 나를 화려하게 해야 기분이 더 좋아질까. 기분.. 2021. 3. 15.
딴따라 블루스 딴따라 블루스 ​ ​ 가볍게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자려고 누웠다가 왠지 개운치가 않아 다시 옷을 갈아입고 운동하러 나섰다. 여전히 개운치가 않다. 생각보다 약기운이 있었다. 한 바퀴도 채 못 돌고 back해야 했다. ​ 계획은 없다 그런 건 내게 묻지마 오늘이 마지막날일지도 모른다 살고 싶은 대로 산다 ​ "너무 잘하려하지마. 성공하려고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를 알차게 보내다 보면 그게 미래를 준비하는 거야. 너를 너무 압박하지마." ​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거라 생각하면서 미래를 다시 계획하다니 내가 우스웠다.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게 없는데 나 혼자 시나리오를 쓰면 뭐하나.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그리고 천천히. 이왕 시나리오를 쓸 거면 픽션이 아닌 논픽션을 쓰되 .. 2021. 3. 15.
하루의 마지막 산책 하루의 마지막 산책 ​ ​ 어제에 나의 마지막 산책은 병원을 다녀오는 것. 오늘에 나의 마지막 산책은 가족과 함께. 나에게 가족이란 멀고도 가까운 존재. 서로를 가장 잘 알면서도 제일 모를 수밖에 없는 관계. ​ 며칠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고 오늘은 잠시 나를 놔주었었다. 그래, 어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 달이 비추는 공원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하늘에도 달이 하나 호수에도 달이 하나. 그 달빛을 받은 나무들은 은은하게 녹색빛을 내고 있었고 바람은 시원하게 내 머리칼을 흩날렸으며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시원함을 더해주었다. 하늘은 하얗고 파랬으며 하얀 것에 살짝 비치는 달은 하염없이 쳐다보고 싶은 비주얼이었다. ​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넓은 광경을 보고 있자니 나의 고민을 호수에 던져보고 싶고.. 2021. 3. 15.
불투명한 미래​ 불투명한 미래 ​ ​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정해진 미래가 주어지지 않는다. 머리로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내 자율신경계는 모르고 있나 보다. 되게 오래간만에 일이라는 것이 거부감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두렵고 사람은 언제까지 일이라는 것을 해야 할까 두려워졌다. 낯선 환경과 고된 하루를 얼마나 더 보내야 끝이 날까. ​ 나도 미래가 구체적이지 않고 정확하지 않으며 나의 주변 사람들도, 내 옆집 사람들도 본인들의 미래를 알고 있지 않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골똘히 생각하지 않는 부분. 나는 무엇이 불안해서 미래를 불안해하는 걸까. 나의 휴식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걸까. 언젠가 내 선택을 잘했다며 나 스스로 만족해할 날이 올까. ..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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